A Simple Greedy Quant Strategy를 찾아서...

비트코인과 첫 투자

내가 처음으로 돈과 투자에 관심을 가지게 된 시기는 석사 4학기 졸업을 앞둔 시기였다.

그 당시 막 비트코인을 피자로 바꿀 수 있었고, 나는 약 100만원 가량의 여유돈을 투자에 쓸 수 있었다. 무슨 생각에서인가 조만간 회사에 가면 돈을 벌 거고, 그러면 투자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미 주변에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친구는 신기하다며 코인을 소량 채굴하고 있었고, 그 친구는 나는 알지 못하는 채널을 통해서 코인을 살 수도 있었던 것 같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서 결국 모으진 않았지만..)

나는 비트코인을 잘 몰랐지만 뭔가 새로운 기술임엔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왠지 투자금으로 비트코인 100만원 어치를 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친구에게 비트코인 100만 원어치만 사줘.라고 했으나 이내 돌아온 대답은... "야. 그 돈이면 컴퓨터를 맞춰서 채굴도 하고 게임도 할 수 있는데 왜 코인을 사냐?"였다. 사실 100만 원어치 코인은 아무도 갖고 있지 않았고 팔려고 하는 사람도 없었지만 말이다. 그때 사실 20만 원어치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찾기 어려웠고 살 수도 없었다. 그냥 가지고 싶으면 직접 채굴을 했어야 했다. 그 말을 듣고 컴퓨터를 맞추자니 이미 연구실 컴퓨터도 있고 노트북도 있어서 뭔가 마음이 안 움직였다. 굳이 코인을 채굴하고 싶지도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궁금해서 채굴이 뭔지는 알아봤는데.. 그 당시 USB가 꽂힌 보드 같은 것을 꾸며서 암호를 풀고 있었던 사진을 몇 장 보고서는 이내 호기심이 사라졌다. 단순히 암호해독이 이렇게 쉬워? 근데 왜 돈이 되지? 저걸로 암호가 풀리면 그냥 혼자 풀면 되지 왜 같이 풀어?라고 생각했었다.

결국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은 미래에셋으로 흘러갔다. 오 미래의 자산? 콜. 계좌를 만들고 연구실로 돌아와서 뉴스를 두어시간 뒤적거리다가 현대상선 100만 원어치를 샀었다. 내 처음 주식 매수였다.

수익률 100%

약 일년 정도 흘렀을까? 입사를 하고 월급도 받고 신나게 놀다 보니 주변에서 주식 투자를 하는 동기들도 늘어났다. 아마 주식, 펀드를 가리지 않고 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때 초심자가 다 그렇듯 잊고 있던 계좌가 생각났다. 아 나도 계좌가 있었지? 증권사에 접속해서 계좌를 열어보니 투자금의 두 배가 올라있었다. 왜 올랐는지는 사실 아직 모른다. 현정은 회장이 언급되던 뉴스만 몇 번 스쳐서 지나갔을 뿐 구체적인 이유는 몰라도 되었다. 나는 200만 원이 조금 넘게 불어난 계좌의 주식을 팔고, 비트코인을 안 사귈 잘했다고 생각하며 돈을 써버렸다.

주식, 펀드 그리고 ELW

이후 투자에 자신이 붙은 나는 모두들 그렇듯, 펀드와 주식을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후 지금은 문제가 커져서 개인이 쉽게 하지 못하도록 세심하게도 그리고 귀찮게도 교육까지 추가된 ELW 등 파생상품에 겁없이 손을 댔다. 그 당시 나에게는 현란했던 콜과 풋의 수학적 이론과 가치의 계산 방법들을 보면서 열심히 공부했다. 아 금융공학을 했어야 했나? 하면서 천천히 읽으면 이해가 가지만 사실 내가 아무것도 제어하지 못하는 시간과 거기에 얽힌 가격을 아는척했다. 나는 출근시간 버스에서 아침 뉴스를 보면서 오늘은 콜이냐 풋이냐를 예측하였고, 벌고 깨지고 벌고 깨지고를 한참 동안 반복했다. 얼마 되지 않아 ELW는 정부가 규제를 시작했고, 난 본전이라도 찾으려 교육도 이수했지만 시장은 예전 같지 않았다. LP가 더 이상 물량을 대는 거 같지도 않던 나의 소액 놀이터는 그렇게 끝이 났다. 내 계좌도... 결국 풋에 털어 넣고 깨끗하게 박살이 났다.

퀀트와 자금관리

내가 처음으로 퀀트를 알게 된건 네이버 systrader79님의 카페를 통해서였다. 그때는 퀀트라고 하는 그럴싸한 이름도 없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그 당시 가장 인상 깊게 읽은 글은 바로 자금관리기법이었다. 박살 난 내 계좌를 들고서 아니 몰빵 말고 자금관리라니 이건 무슨 말인가? 하면서 글을 모조리 읽었다. 결국, 가진 거 다 투자하지 말고 조금만 투자하라는 소리네? 방법은 오만가지가 있네? 이게 뭐란 말인가? 하게 된다. 사실 이게 맞다는 것을 이제야 알 것 같지만 말이다. 어차피 단타를 하거나 고수익을 올리는 능력은 나한테 없으니 있는 거나 소소하게 늘리면서 지켜보자는 심산이 된 거다. 할 만큼 해봤지 않은가? ㅎㅎㅎ

투자를 하려면 자금관리부터 할 줄 알아야 한다.

사실, 이 말을 어느정도 이해하게 될 때까지 한참 걸린 것 같다. 그래서 퀀트도 사실 블로그 글쓰기 처럼 꾸준히 해야 할 것 같아서 그냥 같이 정리해볼까 한다.

왜 퀀트인가?

나는 왜 퀀트가 좋아졌을까?

이것저것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룰베이스로 정해진 룰을 지키기만 하면 된다.

누군가의 목소리에 혹했다. 아니 그러잖아도 할것도 많은데 시장도 분석할 필요 없고 뉴스도 보지 않아도 되고, 귀찮은 게 없어진다니 얼마나 그럴싸한 목소리인가? 출퇴근버스에서 뉴스로 찾아보던 그 모든 정보들은 누군가에게는 정보겠지만 나에게는 부질없었는데 잘됐네. 이거다.

그런데 조심할게 있다. 알고 보면 퀀트가 이것저것 더 따져보는 것 같기 때문이다. 따지고 드는 뷰가 다른 것이지. 수학적인 것도 맘에 든다. 뭔가 헛짓인지 아닌지 수학적으로 알 수 있으니까 말이다. 사실 이게 돈이 되는 거랑은 다른 것이지만 말이다. 여하튼 수익형 블로그든 퀀트든 가만히 있어도 돈 벌어준다는 말에 속아서 '오~ 좋아 좋아.' 하면서 뛰어들면 알게 된다. 막상 하려고 하면 할게 점점 많아지는 이 상황을...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나는 결국 룰을 찾아 나서게 되었고, 내가 찾으려는 룰은 다음과 같다. 물론 내 기준에서 꾸준히 투자가 가능한 나만의 전략이란 의미이다.

Simple Greedy Strategy.

만약, 내가 약간의 귀찮음을 극복한다면, 이 블로그는 지금껏 돌려본 전략들에 대한 백테스트 결과 정리가 주를 이루는 로그집합소 정도가 될 것 같다. 난 눈앞의 이익을 그냥 취할꺼고! 나중은 모르겠고! 전략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이름을 지었다. 이것을 기반으로 이것저것 테스트 해 볼 예정이다.